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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위 아 후 위 아(We Are Who We Are)

 

왓챠 익스클루시브는 왓챠를 계속 구독하는 이유중 하나다. 넷플릭스도 그렇고 각 ott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을 보는게 이득인 느낌? 그래서 넷플은 오리지널, 왓챠는 익스클루시브 위주로 보려고 한다. 이번에 보게 된 드라마는 위아후위아다.

위아후위아의 감독은 콜미바이유어네임의 감독이다. 루카 구아다니노. 콜바넴을 재미있게 봤던지라 이 감독이 하는 드라마가 궁금했다. 적어도 영상미와 음악은 보장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보기 시작했다.

 

줄거리는 이탈리아의 미군기지 안에서 살고 있는 10대 아이들의 방황과 성장, 정체성 찾기다. 레즈비언 부모님을 두고 있는 프레이저, 남자가 되고 싶은 케이틀린이 주인공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제일 많이 했던 생각은 '저래도 돼? 프레이저 저래도 돼...???? 쟤네 안 걸려???' 이고 날것의 드라마라는 느낌이 강했다. 본 사람은 백번 이해할 듯 일단 첫 화부터 전신 노출 장면이 나오고 그 뒤로도 나오는데 야하진 않고 걍 어...현실같은ㅋㅋㅋㅋㅋ

 

제일 경악했던 회차는 4화

다음 날 군기지를 떠나는데 결혼을 해. 응 그런건 다른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니까. 애들끼리 돈을 갹출해서 결혼식을 해줘. 너무 귀엽네. 근데 지네들이 아는 아지트로 가는데 알고보니까 타인의 별장인 거. 거기에 무단 침입을 해서 수영하고 냉장고 털고 게임하고 노래 틀고 나체로 다니고 술 마시고 담배피고 키스하고 춤추고 자고 토하고 생난리를 피우는 거. 집은 폭탄맞은듯 난리가 났는데ㅋㅋ난 그 무리에 정상적 사고가 가능한 어른이 껴 있다는 것도 별로였다.

이 무리에 있는 친구들이 다양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아주 중요한 10대에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들을 마주하면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드라마안에서도 보여주고 있고 나도 그걸 인지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4화에서 나온 행동들은 방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고민이 많고 힘드니까 이정도 일탈은 봐줘. 다들 이렇게 스트레스를 풀곤 해 이런 느낌ㅋㅋ

그 과정이 비현실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들의 행동이 너무 현실적이라 아 현실이구나, 얘네는 이렇게 표출하는구나 다시금 느낀 회차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영상은 아무래도 배경이 이탈리아의 군 기지라 그런지 콜바넴에 비해 볼거리는 없었고 음악은 진짜 감각적이고 멋졌다. 

보다가 탁 들어오는 음악들이 몇 개 있었는데 벅스에서 서비스가 안되는 음악이라 아쉬움

 

 

프레이저 윌슨

엄마가 이탈리아 키오자에 있는 미군기지의 사령관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뉴욕에서 이탈리아의 미군기지로 거처를 옮긴다. 패션과 음악에 관심이 많고 어딘가 평범하지 않은 프레이저에게 이탈리아의 미군기지 안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가 아닐까. 나같아도 가기 싫을 것 같다. 화려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뉴욕에서 좁디좁은 미군기지 안이라니. 게다가 프레이저는 엄마가 둘이다. 친엄마가 레즈비언이거든. 그리고 엄마가 최고 사령관이여서 다들 프레이저를 아는 상황이다. '그 사령관의 아들' 하면 다 프레이저를 생각하는 거

프레이저는 드라마가 시작하는 시점 이전부터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엄마는 아빠에 대해 절대 이야기해주지 않고, 아빠가 없는 자리를 본인이 메우려고 이리저리 노력을 하는데 또 너무 바쁘기도 해서 프레이저가 원하는 진짜 관심보다는 다른 포인트에서 챙겨주려고 하는 모양. 그래서 자주 다투었고, 미안함에 프레이저에게 다 져주고 그랬던 것 같다. 드라마를 보면서 진짜 놀랐던 적이 두 번 있었는데 첫 번째는 프레이저가 엄마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고 두 번째는 프레이저가 엄마의 머리채를 잡는 장면이다. 미친 거 아닌가...??? 한편으로는 진짜 심한 사춘기를 겪고 있다는 생각.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지냈고, 기댈 친구도 없고, 정체성도 흔들리는 상황에서 자신이 이런 감정변화를 겪는 모든 원인을 엄마라고 생각하고 분노를 표출하는 느낌이었다. 프레이저의 엄마는 모든 것이 나의 죄다라는 생각으로 프레이저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생각해보니까 드라마 안에서 거의 화를 안냈던 것 같다. 근데 프레이저에게 '야, 너는 운 좋은 줄 알아 그런 엄마라도 있는 게'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ㅋㅋ완전 선넘은 행동이지만 객관적으로 힘든 상황이긴 하고 사춘기 온 10대가 주변의 상황도 살피면서 면밀하게 행동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프레이저를 쉴드ㅋㅋ치는 이유는 케이틀린을 만나고 점점 성장하고 마지막에 너무 예쁘게 끝나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가서 안정을 조금이라도 찾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있고 혼란스러웠던 게 정리가 되면 인간은 필히 성장하기 마련이니까 

 

 

케이틀린 포이트리스

아버지가 군인이라 미군기지 내에서 살고 있고 엄마는 나이지리아 인이다. 위로 오빠가 있는데, 이부남매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도 얘를 제일 모르겠다. 그래서 남자가 되기를 원하는 건지, 그냥 프레이저가 좋은 건지...아ㅏㅏ

 

그냥 내가 느낀 걸 적어보자면 케이트는 남자가 되고 싶어한다. 이건 드라마 안에서 대놓고 보여주기 때문에 다르게 생각할 수가 없다. 수염을 붙인다던가 남장을 하고 트렌스 젠더냐는 물음에 아마 그럴것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케이트는 여자인 본인이 싫은건가? 싫은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감흥이 없어보이긴 했다. 첫 생리를 해도 무덤덤, 그리고 자신의 속옷을 해변에 묻음으로써 이 사실을 굉장히 숨기고 싶어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자를 좋아하는가? 이건 맞는 거 같기도 하다. 여자랑 키스하는 장면이 두어 번 나오고, 동성인 바텐더도 꼬신다. 남자인 내가 여자랑 키스하면 어떨까? 하는 그런 장면들이 나온다. 첫 번째는 자신이 남장을 했지만 상대 여자가 본인을 남장한 '여자'라고 인식을 하며 키스를 하고 그걸 티내서 기분을 잡쳤었다. 그래서 다시는 여자랑 키스 안하겠다고 선언도 한다. 바텐더랑 키스하고 나서는 그냥 화장실 가야겠다고 하고 나간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매우 혼란을 느끼는 건가 싶었는데 이후에 프레이저랑 키스할 때는 분위기가 완전 다른 거. 백퍼 사랑이었음 그게 동성간 이성간 그런걸 떠나서 그냥 걔네는 지들끼리 좋았네 이런 느낌ㅋㅋ돌고 돌아서 결국 둘이 만나는 이야기구나 그게 우정일지 사랑일지 이후엔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아마 사랑?...

 

기억나는 인물들이 많은데 쓰기가 귀찮아서ㅋㅋㅋ이게 글쓰기를 미루니까 쓰기가 귀찮아지네 프레이저 쓸 때는 12월 초였는데ㅋㅋ큐ㅠ

케이트 오빠도 눈여겨 봐야 하는 인물이고 프레이저 엄마도 ㅇㅇ

근데 이 드라마는 주변에 추천을 못하겠음ㅋㅋ진짜 호불호 갈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