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는 개봉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 감독이 오컬트 장르를 잘 말아주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를 이은 장재현 감독의 세 번째 오컬트 영화(장편 기준, 사실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를 장편으로 늘린게 <검은 사제들>이긴 한데...)에 배우 라인업이 빵빵하고 우리나라 사람이 또 무속신앙 이런 거 좋아하거든요. 신년되면 사주보러가지, 중요한 국제 경기 있으면 감독, 선수 사주 검색해서 점치짘ㅋㅋ, 이사할 때 손 없는 날 체크하지 등등 무속신앙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민족이기 때문에 잘 만든 무속 영화는 관객수도 잘 나오는 편이다. 무려 <곡성>을 680만명이나 본 재밌으면 다 본다의 민족. 게다가 국내 오컬트 영화가 매우 귀하기도 하고 장재현 감독이 만든 영화의 인물들이 대부분 세계관이 너무 멋지기 때문에 팬도 많이 붙기도 해서 '이건 내용 개판치지 않는 이상 잘 되긴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너무 잘 되고 있는 중이라 신기하다.
나는 무대인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예매를 했는데 마침 삼일절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생각은 삼일절에 보길 잘 했다는 것. 소위 이야기하는 국뽕영화 이런 건 전혀 아니고 요즘 잊고 있던 일본의 만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요즘 나라 꼴이 워낙 대단하니까
선한 등장인물의 이름들이 독립운동가인 점, 기분나쁘고 음침한 일본의 험한 것을 물리치는 점, 조상의 악행을 숨기고 돈을 발라가며 편하게 사는 친일파들이 아직 많다는 점 등 굳이 분석하지 않아도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어렵지 않은 영화에 파묘 사인방의 개성이 강해서 재밌게 봤다.
전반은 미스테리 공포 느낌이라 굉장히 좋았고, 후반부터 변주되는 부분은 공포의 실물이 나와서 사실 이걸 보여주고 싶었나 싶기도 함ㅋㅋㅋㅋ개인적으로는 전반이 더 좋았지만 그러면 영화를 길게 가져가기 어렵고 이만큼 잘 되기도 어렵다. 후반의 비판점도 있지만 결국 대중화 선을 잘 맞추었기에 모두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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