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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 (RRR: Rise Roar Revolt)

스포있음

며칠 동안 나의 눈에 어른거리던 RRR. 넷플릭스에 계속 떠 있길래 주말을 맞이해 보았다. 무려 3시간이 넘어가기 때문에 평일에 보는 것은 무리다.

 

RRR의 뜻은 봉기, 포효, 저항이라는 뜻으로 1920년대 영국의 식민지 아래에 있던 인도가 배경이다. 우리도 식민의 역사가 있기 때문에 이입이 쉬웠고 비현실적인 액션 및 상황을 사이다처럼 넘길 수 있었다. 

처음에 R이 들어간 챕터를 통해 간단한 전개를 한다.

1. story

일이 일어나게 된 계기다. 곤드족이 살던 마을에 영국 총독 부대가 찾아오게 되고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맞이한다. 노래를 잘 부르던 아이인 말리가 마음에 들었던 총독 부인은 말리 엄마에게 돈 몇 푼을 던져주며 납치하듯 말리를 데려간다. 저항하는  말리 엄마의 머리를 군인이 내려치고 총독 부대는 마을을 떠난다.

2. fire

어떤 남자가 인도의 시위대를 무참히 밟는다. 근데 그도 인도인. 라주라고 하는 사람인데 굉장한 악바리 근성이 있고 싸우고 있는 것을 보자니 한 마리의 짐승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친영파 군인으로 영국의 편에 서서 같은 민족을 죽이고 때린다. 하지만 아무리 공을 세워도 승진에서 탈락한다.

3. water

납치된 아이는 곤드족이다. 곤드족은 평소엔 조용한 사람들이지만 마을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면 다들 마음을 모아 사람들을 지켜내는 특징이 있다. 장면이 넘어가며 남자가 숲에 사는 늑대를 유인하면서 달리는데 호랑이가 나타난다. 호랑이를 잡는 모습이 호랑이 같았다;; 힘이 장사인 이 사람은 빔. 뭔가 라주와 한판 붙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빔은 말리를 찾으러 델리로 들어온다. 곤드족이 아이를 찾으러 델리로 왔다는 소문이 총독의 귀에까지 들어가고 총독 부부는 곤드족을 잡아오면 승진, 죽여서 가지고 오면 포상금을 준다고 한다. 라주는 확실한 승진 기회를 잡고 싶었기 때문에 곤드족의 뒤를 쫓는다. 그러다 다리 밑 열차에서 기름이 새더니 곧 폭발하고 그 밑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아이의 목숨이 위험해 진다. 아이를 바라보는 라주와 빔. 라주는 강 밑에 있던 빔을 보고 수신호를 하며 같이 아이를 돕자고 한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그들은 합심하여 아이를 구해주고 우정을 다짐한다. 그러면서 영화 타이틀이 뜬다ㅋㅋㅋ무려 영화 시작하고 40분이 지났는데 이제서야 뜸...빌드업이 아주 좋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도 영화에 대한 편견은 연기를 하다가 갑자기 노래와 춤을 춘다가 아닐까ㅋㅋ이 영화 역시 춤과 노래가 나오는 마살라 형식의 영화다.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발리우드는 봄베이+할리우드로 힌디어를 구사하는 지역에서 만드는 영화라고 한다. 이 영화는 텔루구어로 찍었기 때문에 발리우드 영화라고 분류하면 안되고 톨리우드 영화로 분류해야 한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꽤 많은데 먼저 처음 아이 구할 때 둘의 합이다. 둘이 우정을 쌓을 수밖에 없는 게 첫 만남에 그렇게 합이 잘 맞을 수 없기 때문이지. 착착 진행되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좋았다. 그리고 총독 조카의 초대로 파티에 갔을 때 춤 췄던 것. 멜빵을 입고 아주 맛깔나게 춤을 춘다. 노래도 흥겹고 춤도 본격적으로 추기 때문에 톨리우드의 진수를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쯤에 목마 장면ㅋㅋ 걍 레전드임. 보면서 진짜 말도 안 된다라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어차피 앞에도 그런 장면들이 있기 때문에 영화적 허용으로 액션만 봤다.

 

빔과 라주의 우정이 이렇게 쌓여가고 뭔가 심각한 엔딩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은 분위기라 라주가 나중에 인도인의 편에 서서 빔을 도와줄 것 같았다. 근데 그거보다 더 나아가 사실 라주는 혁명가였고 일부러 경찰에 들어온 사람이다. 여기서 약혼자가 나오는데 바로 알리야 바트! 몇 달전에 <강구바이 카티아와디 마피아 퀸>을 봤는데 여기에도 나오더라고. 여전히 연기 잘 함.

뒤는 다 예상한대로 흘러가고 결말도 확실하게 팍 터트려주고 잘 끝난다.

 

포스터에도 보이고 챕터에도 보이지만 라주는 불이고 빔은 물이다. 이런 구도와 특징은 영화 내내 나오며 사람들에게 둘의 상황을 직관적으로 잘 보여주어서 좋았다. 처음에는 물과 불의 대결인가 싶었지만 진행될수록 각자의 특징을 잘 살려 영국을 잘 처리해 나간다. 찾아보니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독립운동가 이야기에 재미까지 있으니 인도에서 당연히 잘 될 수밖에 없었을듯.

CG는 딱히 자연스럽다고 느끼진 않았는데 액션과 노래, 춤이 재미있어서 한번은 볼만하다고 느꼈다. 라주의 과거가 매우 길게 나오는데 그것만 좀 줄여서 2시간 30분 안쪽으로 했으면 사람들이 더 많이 봤을 것 같기도...그리고 원어가 텔루구어인데 넷플에 힌디어로 서비스를 해서 그것도 아쉬웠다. 누가 들어도 더빙느낌이 팍팍 나기 때문이다.